직장에서 버티는 게 용기라고 생각한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버티다'라는 단어가 긍정적인 말인 줄만 알았습니다. 영화 〈버티고〉는 계약직 디자이너 서영의 이야기를 통해, 매일 출근하고 웃고 일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힘겨운 싸움인지를 조용하게, 그러나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했습니다.천우희 연기 — 말 없이 다 보이는 얼굴영화를 보는 내내 저는 서영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습니다. 클로즈업 장면이 유난히 많은 영화인데, 그게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던 건 순전히 천우희의 연기력 덕분이었습니다. 크게 울거나 소리 지르지 않는데도 그 눈 하나로 '이 사람이 지금 얼마나 무너져 있는지'가 다 읽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서영이 겪는 신체 증상 중 핵심은 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