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처음엔 요리 영화라는 말에 큰 기대 없이 앉았습니다. 그런데 극장을 나오면서 제가 중얼거린 말이 "저 혼자 보기 아깝다"였습니다. 트란 안 훙 감독의 〈프렌치 수프〉는 사건도, 갈등도 거의 없습니다. 대신 부엌에서 태어나는 소리와 빛과 냄새가 스크린을 가득 채웁니다. 그게 어느 순간부터 마음을 움직이더라고요.요리 장면이 전부인 영화, 그런데 왜 눈을 뗄 수 없었나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는데, 초반 수십 분은 거의 대사 없이 주방 시퀀스(sequence)만 이어집니다. 시퀀스란 하나의 장면 흐름으로 묶인 연속된 쇼트들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칼질, 불 조절, 접시에 음식을 담는 동작이 마치 한 편의 독립된 단편처럼 구성됩니다. 처음에는 "이게 다야?" 싶었는데, 어느 순간 제가 화면에서 눈을 못 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