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을 가장 잘 털어놓는 상대가 다시는 볼 일 없는 낯선 사람이라는 말, 저는 꽤 오래전부터 실감하고 있었습니다. 영화 〈대디오〉는 바로 그 감각을 뉴욕 심야 택시 안에서 90분 가까이 밀어붙이는 작품입니다. 봤을 때는 "대화만 이렇게 길어도 되나?" 싶었는데, 보고 나서는 두 사람의 목소리가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낯선 솔직함 — 택시라는 공간이 만드는 심리극늦은 밤 뉴욕 공항에서 내린 여성 케이지(다코타 존슨)는 집까지 한 시간 남짓 되는 택시에 오릅니다. 처음 차 안을 채운 건 대화가 아니라 침묵이었고, 그 침묵을 먼저 깬 건 택시기사 클라크(숀 펜)였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평범한 승객-기사 조합이겠거니 했는데, 대화가 쌓일수록 이 두 사람 사이에 독특한 긴장감이 생겨나더라고요.영화가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