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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랍스터 (세계관, 풍자, 엔딩해석)

사랑을 못 찾으면 동물이 되는 세상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갈 무렵, 어느 순간부터 '이게 우리 이야기 아닌가' 싶어서 웃음이 뚝 멈췄습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2015년작 〈더 랍스터〉는 커플 강제 시스템이라는 극단적 설정 위에 사랑과 사회 규범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얹은 작품입니다. 블랙 코미디(Black Comedy) 장르 특유의 냉소적 유머와 철저히 절제된 미장센이 결합한 결과, 보는 내내 불편하면서도 멈출 수 없는 묘한 영화입니다.극단적 세계관이 폭로하는 것〈더 랍스터〉의 설정은 단순합니다. 솔로가 되면 호텔에 수용되고, 45일 안에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해 숲에 방사됩니다. 주인공 데이비드(콜린 파렐)는 랍스터가 되고 싶다고 말합..

리뷰박스 2026.10.24

프렌치 수프 (영화 감상, 트란 안 훙, 성숙한 사랑)

솔직히 처음엔 요리 영화라는 말에 큰 기대 없이 앉았습니다. 그런데 극장을 나오면서 제가 중얼거린 말이 "저 혼자 보기 아깝다"였습니다. 트란 안 훙 감독의 〈프렌치 수프〉는 사건도, 갈등도 거의 없습니다. 대신 부엌에서 태어나는 소리와 빛과 냄새가 스크린을 가득 채웁니다. 그게 어느 순간부터 마음을 움직이더라고요.요리 장면이 전부인 영화, 그런데 왜 눈을 뗄 수 없었나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는데, 초반 수십 분은 거의 대사 없이 주방 시퀀스(sequence)만 이어집니다. 시퀀스란 하나의 장면 흐름으로 묶인 연속된 쇼트들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칼질, 불 조절, 접시에 음식을 담는 동작이 마치 한 편의 독립된 단편처럼 구성됩니다. 처음에는 "이게 다야?" 싶었는데, 어느 순간 제가 화면에서 눈을 못 떼고 ..

리뷰박스 2026.10.24

더 우즈맨 (불편한 시선, 절제된 연기, 재범 가능성)

미국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성범죄자의 재범률은 출소 후 3년 이내 약 5.3%지만, 사회적 낙인과 주거·취업 제한이 실질적 재통합을 막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2004년 영화 〈더 우즈맨〉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숫자들이 왜 그토록 공허하게 느껴지는지 비로소 이해했습니다. 가해자의 내면을 따라가는 영화라는 설명을 듣고 솔직히 불편했는데, 다 보고 나서는 그 불편함이 정확히 의도된 것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불편한 시선 — 이 영화가 선택한 카메라의 위치〈더 우즈맨〉은 12년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월터(케빈 베이컨)의 이야기를 그의 시선으로 따라갑니다. 아동 성범죄자를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는 극히 드문데, 이 작품이 그 선택을 하면서 생기는 긴장감이 러닝타임 내내 유지됩니다. 제가 처음 이 설정을 접..

리뷰박스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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